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의 '백사마을'에 317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재개발사업 계획이 확정됐다. 현재 이주 철거가 진행 중이며 11월 착공에 이어 2029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정비계획이 고시됐다. 앞서 4월 24일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정비계획안에 대해 용적률 산정 오류 정정, 주변 공원 배치와 공공 보행 통로 조성 계획 변경 등의 의견이 나왔고 수정 조건부 의결이 이뤄졌다. 이후 해당 내용을 반영해 변경된 정비계획안은 6~7월 주민 재공람 절차를 거쳤다.
정비계획은 백사마을을 용적률 223%의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 총 26개 동, 317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암산 등 주변 자연 환경과의 조화와 주거 편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도시 경관의 다양성을 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단지 외부에서 불암산 경관이 보일 수 있는 공간인 통경축, 건물들이 이루는 스카이라인 등을 통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됐다.
단지 내부에는 분양 주택과 임대 주택을 혼합 배치하는 '소셜믹스(Social Mix)' 방식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소득 수준과 사회적 배경을 지닌 주민들이 어울려 거주하도록 했다.
총 3178가구 중 분양 주택은 2613가구, 임대 주택은 565가구다. 분양 주택 중 1260가구는 기존 토지 등 소유자에게, 1353가구는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임대 주택은 해당 정비구역의 철거 세입자 중 임대 주택을 신청한 200가구에게, 나머지 356가구는 서울의 재개발사업 철거 세입자 등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을 위한 이주는 98% 이상 진행됐고 9월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철거 공정은 올해 11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최근 진행률은 약 65%다. 철거가 끝나는 대로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백사마을은 도심 등에서 철거된 집단 이주민이 1960년대부터 정착하면서 형성된 정착촌이다. 예전 주소가 노원구 중계본동 산 104번지 일대였기 때문에 백사(104)마을로 불리게 됐다. 현재 주소는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정비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인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개발 계획, 사업시행자의 변경으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다.
처음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백사마을 구역을 절반으로 나눠 분양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 단지를 각각 건설하는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후 서울시가 백사마을의 기존 골목길 등 형태를 보존하면서 임대 아파트 대신 지상 4층의 임대 주택을 짓는 계획 추진에 나섰다. 결국 LH는 2016년 1월 사업 포기를 결정했다. 이에 같은 해 2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새로운 사업시행자가 됐다. 이후 서울시와 SH공사는 백사마을 주민,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확정된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계획이 사업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면서 주택 공급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16년 간 포기하지 않고 협력해 주신 주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신속한 사업 추진으로 주택 공급을 촉진하고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