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동부에 위치한 남양주시와 하남시는 공통적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도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두 지역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해제의 규모, 진행 속도, 수요 특성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남양주와 하남 두 도시의 그린벨트 해제 현황과 그 차이를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심층 분석합니다. 투자자, 실수요자, 정책 관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해제 규모 비교 – 왕숙 vs 교산
남양주시와 하남시 모두 3기 신도시를 포함하여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실제 해제 규모에서부터 두 지역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우선, 남양주의 대표 신도시인 왕숙1·2지구는 총 약 1,134만㎡(343만평)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이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반면 하남시의 교산지구는 약 649만㎡(약 196만평) 규모로, 왕숙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남양주는 왕숙 외에도 별내지구, 진접지구, 와부·화도 일부 지역까지 지속적으로 해제가 이루어졌고, 진접2지구 등 중소규모 해제지까지 포함하면 최근 10년 간 해제된 면적이 하남보다 약 2배 이상 많습니다. 이는 남양주시의 지리적 특성과 행정구역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 그리고 개발 여지가 많다는 구조적 특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반면, 하남은 서울 강동구와 직접 맞닿아 있어 입지는 우수하지만 전체 행정구역의 절반 이상이 산지·그린벨트로 구성돼 있으며, 그 해제 가능 지역이 제한적입니다. 또한 하남은 과거에도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있어 주거지 포화 상태에 근접해 있다는 점도 해제 규모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해제 규모 관점에서는 남양주가 하남보다 더 적극적이며, 물리적 한계가 적은 구조로 평가됩니다.
진행 속도 비교 – 인허가와 착공 시점
그린벨트 해제는 단순히 ‘해제 고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지정 → 인허가 → 실시계획 → 착공 → 입주까지의 단계가 포함되어 있어 속도 차이가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 보면 하남은 행정 추진 속도가 매우 빠른 도시로 분류됩니다. 하남 교산지구는 2018년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2020년 지구지정, 2021년 지구계획 승인, 2023년 착공, 그리고 2025년 1차 입주 목표로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남양주의 왕숙1·2지구는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2020년 지구지정 이후 2023년 말 착공에 들어가는 등 하남에 비해 1~2년 가량 느린 행정 처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 지자체 내 협의 지연, 이주 대상자 규모 차이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또한 하남은 서울과의 경계가 명확하고, 단일 생활권 구조로 개발 계획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남양주는 5개 이상의 읍·면·동이 대규모로 얽혀 있어 계획 수립과 인허가 조정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처럼 하남은 행정 효율성, 남양주는 물리적 확장성을 특징으로 하며, 추진 속도 면에서는 하남이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요 특성 및 시장 반응 차이
해제된 지역에 대한 수요 반응과 주택시장 반영 속도도 두 도시의 성격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하남시는 미사·위례 등의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신도시 발표 직후부터 투자 및 실수요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탁월해 강동·송파 지역 수요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며, 교산지구 분양 예정지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남양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울 도심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대체 불가능한 광역 교통망 계획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GTX-B 노선이 왕숙신도시를 관통하게 되면, 강남까지 20분 내외로 연결 가능해지고, 기존 경춘선·진접선·8호선 연장 등과 연계되어 동북부 교통 중심지가 될 전망입니다.
또한, 하남은 전통적으로 전세가율이 낮고 분양가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인 반면, 남양주는 전세가율이 높고 실수요 중심의 중저가 시장 성격이 강합니다. 이는 분양권 거래나 전매 제한 등 정부의 규제 정책에도 다르게 반응하는 요인이 됩니다.
요약하자면, 하남은 프리미엄 중심, 남양주는 장기 실거주 중심이라는 수요 특성이 존재하며, 향후 개발 후 주거환경과 인프라 품질 차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남양주와 하남은 수도권 동부권역에서 중요한 주택공급 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해제 규모, 진행 속도, 수요 반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하고 물리적 여유가 많은 남양주는 장기적 성장성이 높지만, 속도와 시장 반응에서는 하남이 앞서 있습니다. 각각의 도시가 갖는 장단점을 이해하고, 해제 예정 지역의 성격을 파악한 뒤, 자신의 목적에 맞는 지역 선택이 중요합니다. 실수요자는 입주 시점과 교통 인프라 완성도를 고려하고, 투자자는 미래 개발확장 가능성과 시장 선호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